수련의 박건우는 자신의 지친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째즈빠에서 섹스폰을 연주하기도 하며 또 탐미적 유희에 빠져 짧은 쾌락을 즐기며 산다. 의사로서 아이러니한 일상에 빠져있던 건우는 담당교수를 통해 피폭환자들의 실태와 환경을 접하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. 그리고 '피폭의 한 47년'이란 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 방송국의 리포터인 하세가와 사유리와의 숙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. 건우는 그토록 탐미하던 육욕적인 유희도 떨쳐버리고 사유리를 향한 순수한 사랑의 열정으로 그의 심장을 활화산처럼 불태운다. 그러나 두 사람 간의 사랑은 결코 융합될 수 없는 이질적이고도 역사적인 앙금으로 인해 비참하게 분해되어 결국 파멸의 결말에 이르게 된다.